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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듣게 된 목소리의 랩... 가사에서 느껴지는 아픔이 절절했다. 


그대들의 돈은 노력인가요 

집안인가요 

그걸 떠나 그대들은 

어떤 기분이신가요 

...

자퇴하지 않고 견딘 친구가 

전교 몇 등을 했단 얘기들은 

엄만 어떤 기분이신가요


아니, 이런 가사를 쓰는 랩퍼가 있었나...그래서 바로 어떤 기분이신가요라는 가사로 검색...

바로 5월 9일에 나온 빈첸 (VINXEN)의 '그대들은 어떤 기분이신가요'라는 노래였다. 


빈첸이란 이름으로 활동하는 이 가수는 '고등래퍼 시즌2' 참가했던 18살의 이병재다. VINXEN 빈첸은 랩네임으로 가수 활동의 래퍼이름이다. 그냥 빈첸이라고 하면 다 안다고?한다. 고등래퍼에 참가부터 불우했던 어린 시절의 감정을 그대로 담은 가사들과 그만의 특유한? 과묵한 캐릭터로 큰 인상을 남긴 랩퍼다.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가사를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


[MV] VINXEN(빈첸) _ How Do You Feel(그대들은 어떤 기분이신가요) - YouTube

제 위치는 합정역 7번 출구 

도보 4분 정도 거리 지하방 

대각선 방향에는 메세나 폴리스 what 

거기 사는 그대들은 

어떤 기분이신가요 


신호를 기다리며 바라보면 괜시리 

허무한 느낌이 들고 

여러 감정이 오가요 

그대들의 돈은 노력인가요 

집안인가요 

그걸 떠나 그대들은 

어떤 기분이신가요 


엄마 아들은 자퇴생인데 

옆방에 서울대 누나는 

나를 보면 어떤 기분이신가요 

동생이 못나 보이고 

아들이 못나 보이고 

어디서 얘기 꺼내기도 쪽팔리신가요 


자퇴하지 않고 견딘 친구가 

전교 몇 등을 했단 얘기들은 

엄만 어떤 기분이신가요 

애매한 표정으로 제게 

그 얘기를 했던 

엄마는 그때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셨나요


난 행복한대도 말이야 

혼자 자주 울어 팔을 그어가며 

분노를 삭히는 것도 말이야 

이제 더 이상 내 팔을 보고 

아무 질문도 하지 않는 친구들에게 

너무도 고마워 

그대들은 어떤 기분이신가요 

그대들은 어떤 기분이신가요 


제 노래를 듣고 있는 당신들의 

오늘 하루는 어땠고 

지금은 또 어떤 기분이신가요 



끼니 한번 때울 때 

6천원이 넘어가는 게 

겁이 날 때 제가 너무 싫어져요 

아무렇지 않게 먹고 싶은 것만 

삼시 세끼 먹는 그대들은 

어떤 기분이신가요 


초밥집 알바 할 때 

한 조각에 만원짜리를 

당연하단 듯 한 그댄 

어떤 기분이신가요 

저 같은 알바생을 볼 때 

불쌍하신가요 

아니면 그대도 

이런 때가 있긴 하셨나요 


내 sns 열등감을 창출해주시는 

잘 나가는 래퍼들은 

어떤 기분이신가요 

랩 X도 못하면서 게토 흉내 내며 

빨아주는 막귀들덕에 

취해서 행복하신가요 


어차피 제 목소리 

닿지도 않는 곳에 있는 분들은 

제 외침이 비웃음거리 정도뿐인가요 

제 목소리 

닿지도 않는 곳에 있는 분들은 

제 외침이 비웃음거리 정도뿐인가요 

그대들은 어떤 기분이신가요 

그대들은 어떤 기분이신가요 


제 노래를 듣고 있는 당신들의 

오늘 하루는 어땠고 

지금은 또 어떤 기분이신가요 

그대들은 어떤 기분이신가요

그대들은 어떤 기분이신가요


제 노래를 듣고 있는 당신들의

오늘 하루는 어땠고

지금은 또 어떤 기분이신가요



현실의 삶이 너무 슬픈데, 슬프지 않은 척 눈물도 흘리지 않고 있는 아이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더 너무 절절했고, 노래를, 가사를 보는데 마음이 더 아팠다. 


'고등래퍼2' 당시의 영상을 찾았다. 올해 3월에 나왔던 영상이다. 18살이 겪고 있는 엄청난 아픔이, 절절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2회/단독] 이병재 "그대들은 어떤 기분이신가요" @팀대표결정전

제가 오늘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요. 

저한테 열등감이나 우울감이나 불안감을 준 상황이나 인물에 대해서 

그때 그 사람이나 그 상황은 어떤 기분이었냐고 물어보는 

그대들은 어떤 기분이신가요'라는 곡을 할거에요.

18살의 빈첸 이병재는 자신이 만든 노래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갑자기 이렇게 고민하고 생각하면서 사는 학생들, 청소년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런데, 많은 미디어에서는 화려한 모습들만을 보여주면서 아픔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은 아닐지... 정말 이런 상황일 때 물어보고 싶다. 

그대들은 어떤 기분이신가요

그러면서 다시 나 자신의 생각을 돌아보게 했다. 마지막 가사가...

제 노래를 듣고 있는 당신들의

오늘 하루는 어땠고

지금은 또 어떤 기분이신가요

이런 기분은 비단 고등학생들만 느끼는 감정은 아닐텐데... 세상의 격차가 느껴지는 걸 느끼는 모든 이들이 느끼는 그 기분일 텐데... 우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디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고... 


고등학생이 인생의 고민에 대해, 너무 정확하게 고민하고 보여주고 있는, 그러면서 도리어 정중하게 물어보는 "어떤 기분이신가요?"라는 말이 너무 애절하게 다가왔다. 

근데 순간 갑자기...

이 친구 랩퍼로서 천재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시적인 가사라고 해야할까? 우리의 삶을 그대로 녹여내는 가사를 많이 쓸 것 같았다. 아픈 자신의 삶을 통해서 예술적인, 우리의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 가사를 만들어내는 시인같은 느낌이 들었다. 


근데 정말 자신의 삶을 그대로 표현한다는게 쉽지 않았을 텐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힘들게 살고 있는 어른들까지 위로하는 느낌이 들어서, 감사하다는 생각까지 들었으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가수 빈첸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빈첸, 

그대 아픈 삶의 고백을 예술이라 해서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그래도, 

그 예술로 우린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런 위로의 노래를 계속 만들어주길 바랍니다. 

아픔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뮤지션이 되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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