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에 열정을 가지고 수집하거나 찾는 사람들은 그 수집하고 찾는 대상보다 찾는 과정에서 느끼게 되는 자신의 모습을 즐기는 사람이 많을 지도 모른다. 어렵게 찾게 되는 것일수록 찾는 과정에서 그 대상에 열정을 쏟을 수 있으니까..
만약 쉽게 얻어지는 것이라면, 열정이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숨을 쉬거나 먹거나 하는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일에는 열정을 보이기 어렵다.
영화 ‘어뎁테이션’에서는 열정을 가진 두 부류의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유령난초를 찾아다니는 탐험가 존 라로쉬(크리스 쿠퍼)와 ‘존 말코비치되기’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각본가 찰리 카우프만(니콜라스 케이지). 그리고 열정을 갖고 있지 않은 그 둘 사이에 끼어있는 뉴요커의 여기자 수잔 올리언(메릴 스트립).
난초를 찾아다니는 존을 취재하는 수잔은 그의 난초에 대한 열정에 감명을 받는다. 그녀는 자신이 갖고 싶으나 갖지 못하는 열정을 갖은 존을 동경한다.
‘난초도둑’이란 수잔의 책을 영화 시나리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찰리. 그는 완벽한 각본을 위해 고심한다. 그러면서 알게 되는 수잔과 존의 관계로 각본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열정으로 휩싸이고..
자신의 열정이 난초를 찾는 거나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것처럼 자신을 위한 것인지, 단지 다른 사람의 열정을 갈망하는 것인지…
다른 사람을 위한 열정은 사람이 변할 경우 소멸될 수 있어 위험하다. 그러나, 자신을 위한 열정은 자신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니까 자신 스스로의 의지가 변하지 않는 한 변하지 않는다.
지금 어떤 열정을 가지고 갈망하는 것이 있는가?
실제의 난초를 갈망하는 사람이 나오는 ‘난초도둑’이란 책을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