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생각나는 베트남 다낭 여행. 친구들과 갔던 다낭 여행에서, 택시를 대여해서 후에까지 갔다. 그날 본 카이딘 황제릉.
베트남 다낭 남쪽으로 내려가서 있는 후에(Hue)에 있는 카이딘 황제릉(KHAI DINH TOMB)은 카이딘 황제가 묻혀있는 무덤이 있는 곳으로 친 프랑스 정책을 펼치며 정사에는 관심이 없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겼던 카이딘 황제의 삶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유럽에서 수입된 콘크리트와 목재를 사용해 만든 카이딘 황제릉은 화려한 프랑스식으로 꾸며져 동양의 그 어떤 능과도 확연하게 구별되는 이색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 왕릉은 외벽은 물론이고 기둥과 난간에까지 조각들이 새겨져 있어 섬세함과 화려함을 자랑한다.
1916년에 즉위한 카이딘 황제는 1925년까지 응우옌 왕국을 다스리다가, 그해 폐결핵으로 사망했는데, 죽을 무렵에는 심한 아편중독자였다고 전해진다.
카이딘 황제는 자신의 재위 중인 1920년부터 자신의 능을 건설하기 시작했고, 그가 죽은 후 그의 아들이며 응우옌 왕조의 마지막 왕인 바오다이(Bao Dai)가 1931년에 카이딘 황제의 능을 완성한다. 아버지인 카이딘 황제의 업적을 기려서 바오다이 왕이 직접 글을 썼다고 하는 비석도 볼 수 있다. 반면, 응우옌 왕조의 마지막 왕이었던 바오다이 왕은 변변한 무덤조차 남기지 못했다고 한다.
대저택 스타일의 계단을 올라 입구에 올라서면 무관, 문관, 코끼리 등의 석상이 세워져 있다. 또한 비전의 좌우로 높게 서 있는 2개의 기둥은 응우옌 왕조의 권위와 위엄을 보여주고자 했던 의도를 느낄 수 있다.
비전 뒤쪽으로 올라가면 카이딘 황제릉의 핵심 전각인 천정궁이 우람한 모습을 드러낸다. 그 안에는 카이딘 왕의 시신이 안치된 계성전이 있고, 그 방은 색색의 자기로 장식되어 있는데, 매우 화려하다.
1802년 재건된 베트남의 마지막 왕조였던 응우웬 왕조가 베트남을 통일하면서 후에는 국제적인 도시로 번성하였고, 1883년 프랑스에 점령되면서 프랑스 보호령의 수도의 기능을 수행했다. 한국으로 말하면 경주와 비슷한 후에는 1802년부터 1945년까지 베트남의 수도였다.
“가도 후회 안가도 후회”
“가도 후회 안가도 후회”한다는 후에 여행에서 왕조의 권위와 위엄을 화려함에서만 찾았던 멸망한 왕조의 최후를 볼 수 있는 카이딘 황제릉은 베트남 다낭을 여행할 때 꼭 들려서 봐야 하는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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