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으로 가장 가고 싶은 곳은? 20대 후반을 넘어서면 누구나 받아봤을 만한 질문이다.
그렇다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은 과연 어디일까?
지난 3월 개봉했던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just married)>의 영화 속 명 장소들을 보게 된다면 누구나 그곳을 떠올리지 않을까?!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남성미 넘치는 톰(애쉬튼 거처)과 엄청난 부잣집에서 공주처럼 자란 예비 작가 새라(브리트니 머피)는 해변에서 첫눈에 반해 급속히 사랑에 빠져들고, 새라의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알아가기도 전에 성급히 결혼을 결정한다.
결혼 후 떠난 신혼 여행지, 이곳이 두 사람에게는 원수보다 더한 사이로 변하게 하는 곳이지만, 배경은 영화 속 내용과 상관없이 누군가의 손을 잡고 그곳으로 바로 달려 가보고 싶게 하는 장소이다.
세계에서 가장 낭만적인 도시 베네치아, 연인들이 가기만 하면 그들의 사랑이 이루어 질 것만 같은 그곳. 그러나 톰과 새라에겐 사랑을 완성시켜가는 곳이 아니라 비참하게 그들의 사랑이 깨져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곳일 뿐이다. 그러나 관객은 그들의 사랑이 깨지건 말건 단지 그 멋진 배경을 본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하다.
그들이 처음 도착하는 곳은 눈 덮인 코티나 산맥이다. 그 광활하고 거대한 산맥을 배경으로 소형차를 타고 가는 연인의 모습은 뭔가 언발란스한 웃음을 자아낸다. ‘보고 싶은 건 배우들의 얼굴이 아닌데…’ 하고 좀더 배경을 보고 싶다고 생각될 때쯤, 관객의 기대에 부응하듯 그들은 차를 세우고 잠시 차 밖으로 나온다. 그들이 지금 왜 멈췄는지 생각하기도 전에 눈에 들어오는 건 그들 뒤로 펼쳐지는 눈으로 덮여있는 코티나 산맥이다. 그 순간 우린 스크린 속의 장엄한 장면에 들어가 서있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그들이 첫날을 보내야하는 캄포 투레스 언덕의 고성. 그들은 신비스런 고성에서도 여전히 문제를 일으키지만, 고성을 보는 관객은 그저 ‘저기 가서 하룻밤 묵어봤으면…’ 하는 바람만 있을 뿐이다.
결국 고성에서 하룻밤도 못지내고, 문제를 일으켜 쫓겨나고, 묶을 곳을 찾아 헤매다 결국 새라 부모님의 도움으로 시내의 호텔에 묶게 된다. 곤돌라를 타고 호텔로 들어가는 모습은 베네치아의 운하의 야경을 한껏 감상 할 수 있게 해준다.
묵을 곳이 드디어 결정된 그들은 이제 함께 신혼여행을 즐기기 위해 시내로 나온다. 그들은 베네치아의 명소들만을 골라 사랑싸움을 하며 다닌다. 서로의 사랑을 다시 확인하는 탄식의 다리에서부터 서로 더 좋은 곳을 가자고 얘기하다 헤어지게 되는 산마르코 광장까지 그들이 서있는 곳은 모두 영화 속 영화 같은 곳들이다.
베네치아는 철없는 신혼부부의 우왕좌왕을 로맨스로 이끌어 가기엔 가장 적합한 장소였다. 왜냐하면 실제 영화 속에 나왔던 주인공 애쉬튼 거처와 브리트니 머피는 실제로 이 영화를 찍으면서 연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영화의 촬영지 베네치아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져 시종일관 싸움만을 하던 영화 속 모습과는 실제 연인들에게는 사랑을 키우기에 충분한 장소다. (사실, 이곳이 영화의 배경이 된 것은 제작자 로버트 사이몬드의 신혼여행과 시나리오를 쓴 작가 샘 하퍼가 아내와 싸우던 허니문이 이탈리아였던 뒷배경이 있긴 하다.)
영화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는 수상의 도시 베네치아를 그림 같은 명소들의 모습을 담아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과 그 곳을 함께 가보고 싶어하는 욕망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연인과 함께 곤돌라를 타고 어디로 가볼까..’하는 상상에 빠지게 하는 영화 속 배경 베네치아. ‘베니스 영화제’가 열리고, 2년에 한번씩 예술제가 열리는 예술의 도시로 여행을 가보는 건 어떨까.
이번 여름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베니스로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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